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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인물

6년 만에 스크린으로 컴백한 한재석

진한 커피 향 나는 ‘원조 로맨틱 가이’,
6년 만에 스크린으로 컴백한 한재석

봄 햇살처럼 부드럽고 감미로운 목소리로, 직접 OST를 불러 화제가 된 배우 한재석,
6년 만에 컴백한 영화 <원스텝>으로 인해, 그의 표정은 극장 안에 스며들어온 봄 햇살만큼이나 활기차 보였다.

“음악영화란 말 하나로, 모든 것이 충분했어요.”

 

 

-스크린에서는 오랜만에 뵙는데 가까이서 뵈니 얼굴이 그대로이시네요.
“(웃음) 감사합니다. 그 전엔 특별히 피부에 뭘 바르는 편이 아니었어요. 근데 지금은 제가 생활이 변했잖아요. 결혼해서 아이가 둘이나 생기다 보니, 어느새 제가 아이들 바르는 베이비 로션을 바르고 있더라고요. 얼굴에 안 바르던 로션을 바르니까 제 피부가 나이에 비해 더 좋아지는 거 같아요.”

 

-영화에서 보면 악기를 능숙하고 멋지게 다루시는데요,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다면?
“제가 영화에서 다루는 악기는 처음에는 피아노였어요, 그래서 피아노로 연습하기 시작했는데, 촬영 당일 감독님께서 영화 화면상으로 피아노보다 기타가 훨씬 느낌이 살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종목을 기타로 바꾸게 됐죠. 다행히 기타는 어렸을 때 클래식 기타를 배운 적이 있었고, 그 후에도 친구들과 전기기타도 같이 쳐보고 하면서 저한테는 익숙한 악기였거든요. 그래서 피아노 대신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는 영화 장면이 탄생하게 된 거예요.”

 

-이번 영화에서 O.S.T 직접 참여하셨는데, 녹음 과정은 어떠셨는지?
“O.S.T는 처음 참여하는 거라 기대도 되면서 두렵기도 했어요. 처음 제 목소리로 녹음한 노래를 들어봤는데 충격이 오더라고요. 내가 이렇게 노래를 못했나 싶어서요. 제 나름대로는 정확하게 부르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녹음해서 들으니까 음정도 많이 틀리고, 노래 부르는 안 좋은 습관이 베어져 있는 거예요. 그래서 다시 마음을 다잡고, 전문가 선생님께 원포인트 레슨을 받으면서 열심히 노래를 부르게 됐죠.”

 

-그동안 중국활동을 병행하셨는데, 중국은 연기뿐만 아니라 노래 등의 버라이어티한 활동을 하게 되는데, 팬미팅 등에서 노래 부르실 때와 지금의 차이는?
“그땐 굉장히 편안한 마음으로 했죠. 팬미팅에서는 실력보다는 즐기면서 한 거였고, 또 앵콜을 워낙 해 주셔서 정확한 가사전달보다는 울림으로 노래했던 거 같아요. 그런데 이번 경우는 화면상에서 음악이 정확하게 표현되어야 하고, 관객분들이 정식으로 녹음한 음원을 들으시니까 긴장을 안 할 수가 없었죠. 근데 다행인 건 노래하는 그 순간만은 정말 재미있었어요, 촬영 기간 내내 가슴이 뛸 정도로 음악이란 작업이 정말 순수하고 즐겁더라고요.”

 

-6년 만에 스크린 복귀작으로, 음악적인 완성도를 보여줘야 하는 원스텝을 선택하신 이유는?
“첫 번째로 음악영화라는 것이 너무 좋았어요. 외국영화 중에는 원스를 가장 인상 깊게 봤는데 음악이 정말 좋잖아요. 근데 한국영화 중에는 음악영화가 많지 않죠. 제가 음악을 워낙 좋아해서 호감이 간 거 같아요. 처음 대본에는 제가 노래 부르는 장면은 없었어요. 그냥 직업이 작곡가였는데, 하다 보니까 노래를 해야 하는 상황이 오더라고요. 그때 감독님을 믿고 디렉션 대로 했는데 도전하길 참 잘한 거 같아요.”

 

-산다라박 씨의 영화 데뷔작인데, 선배로서 보기에 후배의 연기는?
“2NE1은 정말 제가 좋아했던 그룹이었어요. 데뷔할 때 부른 노래 ‘파이어’도 제18번이었죠. 그래서 캐스팅됐다고 했을 때 기대를 많이 했어요. 제가 누구를 조언할 입장은 아니지만, 조금 먼저 연기를 한 사람으로 봤을 때 잘했어요. 연기에 대해 정말 열정적이었고,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더라고요.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니 분명 성장하겠다고 하는 확신이 들었죠. 또 저의 영화가 촬영 기간이 물리적으로 길 수가 없었기 때문에, 대신 촬영 준비 기간이 제법 길었습니다. 그래서 리딩도 같이 해보고 연습도 해보면서 산다라박 씨와 친해지게 됐죠. 그게 이번 영화에 좋은 호흡으로 잘 표현된 것 같습니다.”

 

-처음 스크린에 도전했을 때와 지금 배우로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처음 데뷔하고 나서 바로 영화를 하게 되었는데, 그땐 정말 멋모르고 했어요. 그래서 실패도 겪었죠. 그때 영화라는 게 좀 더 연기가 성숙한 다음에 해야 하는 작업이라는 걸 절감했죠. 지금은 그때와 달리 진지하죠. 책임감을 느끼고, 작품 선택도 후회를 남기지 않으려고 항상 노력하고 있어요. 어쩜 신인배우 때보다 지금이 더 순수해진 거 같아요.”


-지일이라는 인물은 입체적인 캐릭터를 가진 천재 작곡가인데요, 어떻게 공감하면서 연기하셨는지? 
“지일은 천재 작곡가로 한때 우리나라를 좌지우지할 정도로 유명세를 치렀다가 창작욕이 소모된 상태라 여주인공이 가진 재능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려 하죠. 그런데 아픔을 같이 극복해가면서 자신의 음악에 대한 자세가 다시 순수해진 거죠. 그 이야기 자체가 감동이었던 거 같아요, 그동안 제가 맡았던 역할이 주로 키다리 아저씨처럼 마냥 착한 인물들이었는데, 이번 역할은 입체적이었고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어서 캐릭터에 더 공감하면서 연기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영화처럼 공백기가 길어질 때 슬럼프를 경험하게 되는지?
“슬럼프라는 게 당연히 공백기가 길어지면 생길 수도 있겠죠. 근데 저의 위로일 수도 있지만, 마냥 그 기간을 슬럼프라고 여기지는 않아요.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준비 기간이라고 생각하죠. 그럼 과정에서 원스텝을 만났고, 물론 영화가 흥행했으면 좋겠지만, 흥행 여부를 떠나서 상당히 좋은 작품이었고,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한 단계였다고 생각해요.”

 

-인생관이 긍정적이신데. 그렇게 살아가시게 된 비결이 있나요?
“제가 결혼을 하고 나니까 훨씬 더 밝아지더라고요. 원래도 낙천적인 성격이었지만, 아이가 생기다 보니까 말수도 정말 많아지고, 성격이 유해지는 거 같아요. 아이의 기분에 따라 감정은 불안정하게 변하기도 하지만, 아이들 때문에 결국은 더 많이 웃게 되는 거 같아요.”

 

 -아내 박솔미 씨는 한재석 씨에게 어떤 분인가요?
“아내는 <동네 변호사 조들호>가 끝나고 나서 현재 육아에만 매진하고 있어요. 두 아이를 키우는 게 너무 힘들기도 하지만, 또 너무 행복하대요. 제 작품은 당연히 관심 가져주고, 촬영 사진 등을 SNS에 올리기도 하죠. 또 아내가 저와 같은 직업을 갖고 있다 보니까 작품을 가장 많이 의논하는 대상이 바로 제 아내이기도 해요. 대본도 같이 읽어보고 조언도 해주죠. 시나리오에서 나왔던 피아노 치는 부분도, 아내가 하나하나 코드를 다 맞춰주면서 코치해줬어요. 그 정도로 제 작품엔 애착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도와주죠.”


-지금 개봉을 앞둔 기분은?
“작품을 선보일 때마다 좀 담담해 져야 하는데, 전 매번 똑같이 떨리더라고요. 제가 겪어야 할 과정인 거 같아요. 제가 결혼한 후 첫째 아이를 낳은 후에, 1년 지나서 둘째 아이가 태어났는데, 그때 바로 이 영화를 시작하게 됐어요. 그동안 준비 기간이 길어서 의도치 않게 공백이 생기게 됐는데, 오랜만에 무대에 서게 된 지금, 기분이 너무 좋고 설레네요.”

 

-<원스텝>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원스텝>은 한마디로 굉장히 편한 영화예요. 제가 찍으면서 느꼈는데 성장하고 극복한다는 게 기쁘고 행복한 일이잖아요. 이 영화의 내용을 같이 공감하면서 보신다면, 영화를 다 보신 후에 분명 기분이 좋아지실 거 같아요. 원스텝은 그렇게 기분 좋은 영화로 다가갔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배우로 더 도전해 보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어느새 연기를 20년 넘게 했는데, 정말 세월이 빠르다는 걸 느껴요. 나잇대에 맞는 배역이 물론 있지만, 조바심을 갖기보다는 제 나이에 할 수 있는 역할을 많이 접했으면 좋겠어요. 그동안 사실 착한 역할을 굉장히 많이 했죠. 원스텝이 우선 그 갈증을 풀어주었고, 앞으로는 더 센 역할인 악역도 많이 해보고 싶어요. 연기라는 것은 정말 끝이 없거든요. 안주해버리면 정말 끝이니까. 언제나 신인 같은 순수함이 살아있는 배우, 그런 배우다운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눈부신 노래, 찬란한 순간, 그리고 무대에 선 우리, 영화 <원스텝>의 이야기만큼이나 가슴 뛰는 도전을 앞둔 두 배우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으며, 어느 멋진 봄날에 스며든 햇살처럼 우리 곁에 다가올 그들의 멋진 연기인생을 응원해 본다.

 

인터뷰_류숙현. 글정리_오정숙